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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돌아온 김에 

사실 송재이도 자신이 설영준의 상태에 관해 관심을 건네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말을 꺼내는 순간 더 큰 나비효과를 불러와서 수습이 안 될까 봐 걱정이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그를 더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저 잠자리만 함께하고 싶을 뿐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송재이에게는 이런 기울어진 관계가 쉽사리 그에게 많은 것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사람이 많았기에 그녀 하나 정도는 없어도 됐다.

하지만 송재이는 곧 박윤찬이 보낸 카톡을 받게 되었다. 카톡 창을 열자 한마디가 보였다.

「재이 씨, 경주에 한 번 오세요. 영준 씨가 보고 싶답니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고 했다.

“...”

...

독한 감기는 설영준을 평소보다 나약하게 만들었다. 그는 송재이가 자신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당연히 화가 났다. 설영준이 박윤찬한테 보내라고 했던 메시지 내용은 당장 이리로 튀어오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박윤찬도 예의가 있고 알만한 사람이므로 당연히 송재이에게 그렇게 노골적이고 거친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살짝 내용을 순화하여 여러 멘트중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그렇게 답장을 보냈다.

메시지를 보낸 후, 박윤찬은 웃음을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재이 씨가 오든 말든 나는 더는 두 사람의 메신저를 하지 않을 겁니다. 저도 바빠요. 두 사람의 사랑놀이에 관여할 여유가 없습니다.”

설영준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돌리고 시선은 창밖을 계속 보고 있었다.

...

송재이는 자신이 정말 선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경주로 가는 비행기에 앉는 순간까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왜 설영준의 말 한마디에 만사를 제쳐두고 돌아가고 있는가, 그가 자신이 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는 박윤찬이 그녀에게 전달한 것이고 설영준이 직접 한 말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에게로 가고 있다. 마치도 돌아가서 그와 만날 수 있는 핑계가 생긴 것처럼 말이다.

그가 자신을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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